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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칼럼] 구치소(교도소) 접견 체험기
작성자 : 박상융 변호사
구치소, 교도소에 수감된 피고인을 접견할 기회가 종종 있다. 또 다른 작은 인생체험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일부 교도소의 경우 한 방에 최대 8명이 수감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비좁아서 서로 어깨를 사이에 두고 속칭 칼잠을 자야 한다. 서로가 잠버릇이 다르다 보니 코도 골고, 발로 차기도 한다고 한다. 수감 전 분리검사를 한 후 수감된다고 하지만 많은 수감자, 다양한 수감자로 인해 분리수감에 한계가 있다.
처음 수감되는 사람으로서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몸수색이란다. 다른 사람 앞에서 안 보이는 자신의 몸을 보여주고 흉기 소지 여부를 검사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잠이 안 온다고 한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억울하게 모함 받아 수감되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더더욱 그렇다고 한다. 잠도 안 오고 불면의 나날을 보내야 한다.
독방 수감자의 경우 특별한 혜택을 받은 고위공직자나 징벌(수감방에서 난동)방에 수감되는 경우이나 이 또한 힘들다고 한다.
수감자 간에도 속칭 범털(수감자가 재력이 있는 경우)의 경우에는 영치금이 많지만 개털(수감자가 재력이 없는 경우)의 경우에는 영치금이 없어 범털 수감자 옆에서 기생하여 생활한다.
영치금은 혼자 다 사용하지 않고 동료 수감자들과 분배하여 구입한다. 미결수인 경우에는 접견시간과 운동시간을 제일 그리워한다. 접견시간보다 운동시간이 그립다고 한다. 비좁고 폐쇄된 감방에서 운동시간만큼 좋은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감방 안에서 운동도 하지만 그래도 감방을 나가 운동공간에서 뛰고 달리기라도 하면 몸이 날아갈 것 같다는 것이다. 변호사인 필자에게도 운동시간은 피해 접견을 와달라고 한다. 운동시간은 대략 30분 내외로 짧다. 운동시간에 다른 감방에 있는 수감자들도 만나고 이야기도 한다.
감방 수감자들 간에 사건 관련 이야기도 나눈다. 수감, 재판 경력이 많은 수감자들은 변호사보다 더 변론을 잘 한다. 판사의 성격, 판결 성향, 대응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감방 안에서 어떤 변호사가 좋은지에 대해 조언도 해준다.
형을 감경받기 위해 매일매일 반성문을 써서 재판부에 보내는 경우도 많다. 재판부가 제발 반성문을 매일매일 써서 보내지 말라고 해도 보낸다. 반성문 대필 수감자도 있다. 문장력이 변호사보다 더 뛰어나다. 거기에 더해 장기기증 서약서도 작성한다. 조금이라도 형량을 감경받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한다.
유죄형이 확정된 수감자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가석방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한다. 형확정 수감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다른 교도소로 이감을 한다. 어떤 교도소가 가석방 혜택을 잘 받을 수 있는지, 수감 환경이 좋은지에 대하여 정보도 교류한다.
가석방 혜택을 받으려면 모범수가 되어야 하는데 모범수가 되려면 어떻게 하여야 되는지에 대한 정보도 교류한다. 속칭 사역(청소, 음식 관련 주방일)을 하면 모범수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서로 하려고 한다. 더불어 가족접견 횟수도 고려한다고 하니 가족들에게 접견을 자주 와달라고 한다.
가석방은 만기출소 전 사회로 복귀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1차 교도소장, 최종 법무부 교정관리본부에서 심사한다.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법무부장관은 현재 교도소 수감자들이 많아 가석방을 확대한다고 했다.
가석방 확대 관련 죄과를 다 받지 않고 석방시키면 형벌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걱정을 한다. 그렇지만 고령의 환자, 수감 후 피해를 변제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수감자의 경우에는 가석방 혜택을 주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
현재와 같이 서울, 수원, 의정부, 대전 등 수도권 내 구치소 수감자들이 구치소, 교도소 수감 정원에 비해 많은 경우 관리가 어렵다. 더군다나 국가가 수감비용 전체를 부담하다 보니 국가예산도 낭비된다. 교도관들 처우에 사용할 비용이 수감자 수감비용에 투입된다.
교도관들도 업무시간에 수감자들과 같이 수용되기는 마찬가지다. 수감자들과 같이 있는 시간에는 휴대폰 사용도 제한된다. 주야간 공휴일 당직 등 교도관들의 처우도 열악하다. 거기에 더해 수감시설은 더 열악하다. 대전교도소의 경우 전에 동양 최대의 교도소라고 하였지만 이제 건물이 낡아 수감과 근무에 어려움이 많다.
교도소, 구치소는 혐오시설이라 도로 표지판도 잘 없다. 도시 외곽에 설치되어 있어 접견도 불편하다.
가족들의 경우 접견시간도 10분 내외다. 멀리 제주에서 비행기, 기차, 버스, 택시 타고 와서 기껏 가족을 면회하는데 시간이 채 10분이 안 된다. 그나마 칸막이 사이에 마이크로만 대화하다 보니 손도 제대로 만져보지 못한다.
접견 예약도 인터넷을 통해 하니 예약 잡기가 어렵다. 당일 예약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접견도 가족의 경우 1일 1회, 공휴일과 저녁, 야간에는 안 된다. 생업에 바빠서 공휴일과 저녁에 접견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전화 접견도 한 달에 두 번에 불과하다.
장기수의 경우 만기출소가 임박할수록 사회복귀, 적응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전에 귀휴제도처럼 출소 전 가족과의 상봉, 숙박, 숙식하는 제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교도소 내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 예전에 필자가 방문 시 교도소에는 다양한 기술자격 습득 프로그램이 많았다. 전기, 전자, 용접, 토목 등 기술 관련 자격취득 프로그램이 많았다.
교도소 내 자체 기술훈련 시설이 부족하면 인접 기술 관련 전문 교육기관, 기업체와 협력해 진행하는 출장교육도 필요하다. 건설, 토목, 보일러, 용접, 전기 등 속칭 국가, 사회에서 인력부족 심화로 인해 인력수급이 어려운 3D 업종의 경우에는 더더욱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는 IT에 집중되었고 그나마 장비, 시설도 노후화되어 있다.
교도소, 구치소는 작은 인생학교다. 사회와 격리된 공간에서 자기 자신을 성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사회에 있는 동안 하지 못한 일, 공부, 배움을 체험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교도소에 대학, 대학원까지 개설된다고 한다. 인문학 관련 교도소만큼 공부, 연구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장기수감자의 경우 교도소에서 공부, 연구로 박사학위도 취득하고 계속 공부, 연구에 매진한다.
CNN 유명한 래리킹쇼에서 미국 연방교도소 수감자들과 래리킹이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우리는 왜 그런 것을 하지 못할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강력사건, 피싱범죄, 가정, 학교 등 폭력범죄와 관련하여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직접 대면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범죄의 원인과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
필자는 대법원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형사사법 고위관리들이 교도소, 구치소를 방문하여 그들과 깊은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 구치소,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 중 억울하게 수감된 사람도 있다. 그들이 수사와 재판에서 하지 못한 한 맺힌 절규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법정의 높은 법대에서 바라본 피고인의 모습, 그리고 법대에 쌓인 사건기록 서류뭉치 이전에 그들이 수감된 곳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경찰서장 부임 시 반드시 관할 구치소, 교도소, 시립정신병원, 소년원 등 수감시설을 방문한다. 그리고 수감시설에 수감된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그러면서 사건 관련 처리 시 보다 신중히 세심하게 처리해야겠다고 느낀다. 그들의 운명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구치소, 교도소에서의 하루하루는 너무 지루하고 힘들다고 한다. 예전 쇼생크탈출 영화에서 수감자들이 운동장에서 아리아 연주가 울려 퍼졌을 때 넋을 잃고 감동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구치소, 교도소 내에 넓은 운동장 또는 시설 내에 음악감상실, 영상감상실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농담 삼아 동료 법조인들에게 휴가는 골프, 여행도 좋지만 교도소, 구치소로 한 번 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말을 했다. 간수로서 그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그렇게 하면 그들을 취급하는 사건을 좀 더 신중하게 처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