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다211190 판결

작성자 : 이승훈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관리단인 원고가 구분소유자인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관리단집회 결의의 흠결을 이유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는 본안 전 항변을 하였고, 이에 원고는 일부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이 사건 소제기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교부받아 제출하면서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 따른 서면 결의의 성립을 주장한 사안입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은 ‘관리단집회에서 결의할 것으로 정해진 사항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각 4분의 3 이상의 서면 등에 의한 합의가 있으면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고, 판례는 ‘민법 제74조에서는 사단법인과 어느 사원과의 관계사항을 의결하는 경우 그 사원은 결의권이 없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비법인사단인 관리단의 관리단집회에서 관리단과 어느 구분소유자와의 “관계사항”을 결의하는 경우 그 구분소유자에게는 의결권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바(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다38216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관리단 집회에서 구분소유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등 채무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결의나 그 소제기를 추인하는 결의를 하는 것이 관리단과 어느 구분소유자와의 관계사항을 결의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구분소유자) 및 그 의결권이 서면 결의 정족수 산정의 기초가 되는 ‘구분소유자 수’와 ‘의결권 수’에 포함됨을 전제로, 원고가 주장하는 서면 결의의 정족수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 및 이유를 설시하면서, 원고(관리단)가 피고(구분소유자)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을 추인하는 결의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사항을 결의하는 해당하여 피고 및 그의 의결권은 결의정족수 산정에서 제외하여야 한다고 보고, 이 사건 소 제기에 관한 서면 결의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i) 민법 제74조에서는 사단법인과 어느 사원과의 관계사항을 의결하는 경우 그 사원은 결의권이 없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관리단집회에서 관리단과 어느 구분소유자와의 관계사항을 결의하는 경우 그 구분소유자에게는 의결권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관계사항’이란 관리단과 구분소유자가 직접 거래의 상대방이 되는 경우뿐 아니라, 관리단집회에서 구분소유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등 채무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결의나 그 소 제기를 추인하는 결의(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 따른 서면 결의를 포함)를 하는 경우와 같이 해당 구분소유자의 개인적 이익과 관리단의 이익이 충돌할 염려가 있는 사항을 뜻한다.

(ii)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을 추인하는 결의에 대해 피고는 그 소송의 상대방으로서 피고의 개인적 이익과 원고의 이익이 충돌할 염려가 있는 이해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그 추인 결의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사항을 결의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 및 그의 의결권은 결의정족수 산정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iii) 이 사건 건물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은 규약상 특별한 규정이 없으므로, 전유부분의 면적 비율에 따른다(집합건물법 제37조 제1항 및 제12조 제1항). 이 사건 소 제기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할 구분소유자들의 전유부분 면적은 1,990.23㎡로, 전유부분 면적 합계 2,587.29㎡ 중 76.9%에 해당하므로,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 요건을 충족한다.  

5. 이 판결의 의의

실무에서는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분양자를 상대로 하자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분양자가 해당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인 경우가 많고, 특히 미분양 등의 이유로 분양자가 상당수의 집합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소수 지분을 가진 구분소유자들이 모여 하자소송을 진행하려고 하더라도 분양자가 이에 동의를 하지 않아 하자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종래 판례는 ‘비법인사단과 그 사원과의 관계사항을 결의하는 경우에는 사원에게 의결권이 없다’고 판시하면서도(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다38216 판결 참조), ‘관계사항’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관리단과 구분소유자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경우에 있어 해당 구분소유자에게 의결권이 존재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이 존재하였으나, 이 판결은 관리단이 그 구분소유자를 상대로 채무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결의 등을 하는 경우와 같이 ‘개인적 이익’과 ‘관리단의 이익’이 충돌할 염려가 있는 사항을 ‘관계사항’으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종래 판례의 ‘관계사항’에 관한 판단기준과 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나아가 이를 통해 구분소유자들 간에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안에 있어 관리단의 이익과 상충되는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이 제한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소수 지분을 가진 구분소유자들의 권리가 강화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