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박상융 변호사
킥스(형사사법정보망)에 사건접수부터 처리(불송치, 송치)까지 입력관리를 한다. 그래도 종이로 출력을 한다. 종이기록 송치 없이 전자기록으로 관리하고자 시행한 것인데 종이 출력 따로, 전자기록 송치관리 따로 한다.
경찰서 당분직별 근무자가 많다. 파출소, 지구대에는 출동순찰 인력이 부족하다. 집회시위가 없어도 관리하는 직원이 많다. 고정식 근무자다. 근무를 해도 복장, 휴대장구를 제대로 갖추어서 해야 되는데 그냥 목적도 없이 근무한다.
러시아워 시간대에 수신호하는 경찰관이 없다. 수신호 조작도 배우지 않는다. 지구대, 사무실만 지킨다. 윗선에서 복무감찰 오면 근무감독일지 대장부터 내민다. 서명 빨리 하고 가세요. 서글픈 세상이다.
사건접수 배당은 많은데 처리가 안 된다. 당사자도 오지 않고 결론을 내리기도 애매하다. 고민이 많다. 팀장도 과장도 기록을 안 본다. 아니 기록 자체를 파악할 줄 모르고 배치받은 지휘관도 많다.
검찰도 이의신청하면 무조건 보완수사다. 기록 안에 내용이 다 있는데도 보지 않는다. 검수완박, 검찰의 직접사건 처리건수가 확 줄어 업무량이 줄었는데 검사는 오히려 증원된다. 공판검사는 사건기록도 제대도 파악하지 못하고 나온다.
공소장을 있는 그대로 읽고 증거조사도 통째로 제출한다. 수사보고서, 변호사 의견서도 증거목록으로 제출한다. 증거로서 가치가 없는데도 말이다. 경찰 사건기록 그대로 제대로 보완수사도 하지 않고 결론을 내린다.
현업부서(순찰, 직접조사)에 근무해보았자 고생한다는 소리도 못 듣는다. 오히려 기획, 경비부서에 근무해야 고생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사건기록 분석보다는 외국어 공부, 유학 준비, 로스쿨 진학에 매진하는 것이 더 낫다. 자기계발이 가능한 부서로 도피한다. 경찰수사권 강화 내세우지만 현업 수사부서는 기피한다.
10월 경찰의 날이다. 올해도 경찰의 날 기념식, 각 과별 식사, 저녁 때 지휘부 음악회 참석으로 끝난다. 경찰의 날 주인공인 경찰이 없다. 흥이 나지 않는다.
정년이 가까워오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모아 놓은 돈도 없고 나가서 할 일도 없다. 군인은 제대군인 취업박람회도 개최하고 취업 관련 직업훈련도 보장하는데 경찰은 그런 것이 없다. 퇴직 후 학교보안관, 경찰서 지킴이도 경쟁이 치열하다.
경찰 지휘부는 자기들 퇴직 후 대형로펌 고문, 사외이사, 산하단체 이사장, 이사 취임만 신경을 쓴다. 야간근무, 대기근무 관련 시간외 수당 등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직원들이 소송을 제기한다. 경찰 지휘부 자체에서 직원들의 근무실태를 파악, 수당을 제대로 챙겨주어야 되는데도 말이다.
아직도 실적 위주 평가이다 보니 형사입건, 구속되지 않아도 될 사람이 처벌된다. 사건기록, 형사입건, 신병, 압수수색 관련 걸러지는 기능이 없다. 무조건 전자결재 서명이다.
서울경찰병원에 가면 아픈 경찰관이 많다. 약, 주사가 무료이다 보니 경찰관이 몰려든다. 경찰병원은 꼭 서울 하나이어야 할까.
10월 경찰의 날을 맞아, 많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