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24. 7. 31. 선고 2024다232530 판결
작성자 : 이승훈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임차하여 음식점을 운영하던 중 A와 이 사건 점포의 시설 및 권리금 일체를 권리금 7,000만 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가 속한 건물의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어 3년의 임차기간에 한하여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고지하여 원고와 A 사이의 권리금 계약이 해제되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권리금 회수 방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함으로써 원고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A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방해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이 사건의 쟁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본문은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면서, 제4호에서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들고 있는바, 이 사건의 쟁점은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철거∙재건축 계획과 그 시점을 고지한 것이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와 같은 고지행위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i) 이 사건 건물은 1985년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로서 원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약 39년이 지났다. 피고는 재건축을 위해 이 사건 점포를 포함하여 이 사건 건물의 상당 부분을 공실로 두고 있다. 또한 피고는 현재 임대차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임차인들과의 계약에서 특약사항으로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2025. 8. 31. 이후에는 더이상 임대차를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재건축 필요성이나 재건축 의사의 진정성 등이 인정되고, 그 철거․재건축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ii) 이 사건 고지의 내용은 위와 같은 구체적인 철거․재건축 계획이나 일정과 대체로 부합하고, 특별히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불합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이 사건 고지를 한 이후 그와 모순되는 언행이나 행동을 하였다고 볼 정황도 찾아볼 수 없다.
(iii) 이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의 내구연한 등에 따른 철거․재건축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고, 그 계획․단계가 구체화되지 않았는데도 피고가 신규 임차인에게 짧은 임대 가능기간만 확정적으로 제시․고수한 것이라거나 피고가 이 사건 고지 내용과 모순되는 행동을 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고지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이 사건 고지 내용이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7호 각 목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이다.
5. 이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하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의 규정 중 제4호의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임대차목적물의 재건축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철거∙재건축 계획을 고지한 것만으로는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하였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