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최미정 공인노무사
1. 들어가며
실무적으로 영세한 사업장은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에서 5인 미만으로 또는 그 반대로 왔다갔다 합니다. 근로기준법, 기간제법에서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하는 법의 규정(법의 일부만을 적용받는다)을 명시하고 있어서,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일부 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예컨대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사업장은 기간제 근로자 2년 사용 제한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기간제법 제3조 제2항, 제4조),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더라도 그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5인 이상·미만을 반복하는 경우에도 기간제 근로자를 계속 사용할 수 있을까요?
2. 상시근로자 5인 이상ㆍ미만을 반복하는 사업장의 기간제 근로자 계속 근로기간 산정
가. 기간제법에 따라 2년 사용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시점의 해석
기간제법 제4조 시행 당시, 해당 조문의 적용에 관해 기간제법 부칙(법률 제8074호, 2006. 12. 21.) 제2항에서는 "(근로계약 기간에 관한 적용례) 제4조의 규정은 이 법 시행 후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거나 기존의 근로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5인 미만 사업장에 2020. 1. 1. 입사한 근로자가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 오던 중 2022. 4. 1. 5인 이상 사업장이 됐다면 그 시점 이후 근로계약이 갱신되는 2023. 1. 1.부터 기산해 계속 근로기간이 2년이 지난 2025. 1. 1. 이후부터 무기계약 근로자로 간주된다는 것입니다.
한편, 대법원은 기간제법 규정의 형식과 내용,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반복해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이 존재하더라도 계약체결의 경위와 당사자의 의사, 근로계약 사이의 시간적 단절 여부, 업무 내용 및 근로조건의 유사성 등에 비춰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됐다고 평가하는 경우에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을 제외한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해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 근로한 총 기간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6.19 선고, 2017두54975 판결)는 입장입니다. 고용노동부도 동일한 입장입니다.
나. 상시근로자 5인 이상ㆍ미만을 반복하는 사업장의 퇴직금 적용 계속 근로기간 산정 해석
법률 제7379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급여법) 부칙 제1조(시행일) 단서에서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은 2008년 이후 2010년을 넘지 않은 기간 이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대통령령 제22409호 퇴직급여법 시행령 부칙 제2조(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 대한 법 시행일)와 법률 제7379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부칙 제1조 단서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이란 2010년 12월 1일을 말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0. 12. 1.부터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도 퇴직금이 적용됐는데,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미만을 반복하는 사업장의 퇴직금 적용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퇴직금 규정과 관련해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미만을 반복하는 사업장 근로자의 계속 근로연수는 전체 재직기간 중에서 퇴직급여법을 적용받지 않는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기간, 기타 병역법에 의해 근로 제공 의무가 정지된 군복무기간 등을 제외한 기간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고용노동부도 같은 입장입니다.
다. 소결
위와 같은 기간제법 시행령의 법 적용 시점, 판례, 행정해석 등의 취지에 비춰 보면 상시근로자 5인 이상·미만을 반복하는 사업장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계속 근로기간의 산정은 전체 재직기간 중에서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기간을 제외한 기간으로 하되, 기간제법 적용 2년의 계속 근로기간 산정 시점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이 된 시점 이후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거나 기존의 근로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 그림에서 C 근로자의 경우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이 총 4년이지만,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이어서 기간제법 제4조가 적용되지 않은 1년은 계속 근로기간에서 제외되므로 무기계약직 전환 시점은 3년 이후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는 날입니다.
D 근로자의 경우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이 총 5년이지만,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이어서 기간제법 제4조가 적용되지 않은 2년은 계속 근로기간에서 제외되므로 무기계약직 전환 시점은 4년 이후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는 날입니다.
한편, 기간제 근로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 되더라도 기간제 근로자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해당 사업장은 기간제법 제3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등에 따라 법의 일부 규정만이 적용될 뿐입니다.
3. 나오며
위와 같은 해석이 올바른 법 해석이라 하더라도 영세한 사업장에 다니는 근로자들 입장에선 어떨까요. 재계약 거절이 적법한지 여부를 떠나서 근로자별로 재계약 시점에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지 미만인지 여부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과거 고용노동부는 주52시간제 시행 시점에 300인 이상인 사업장은 상시근로자 수가 감소하더라도 법적 안정성을 고려해 52시간 근로시간제를 그대로 적용하라는 설명 자료를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 법의 적용을 받은 이후부터는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 되더라도 법의 적용을 그대로 받는다고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해석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보호, 법의 안정성, 고용안정 등의 측면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법 해석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