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_지식재산권_2_발명특허칼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나카무라 슈지와 일본의 장인정신

 

 

 

김준효 변호사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일본인 아카사키 이사무(나고야대 석좌교수), 일본인 아마노 히로시(나고야대 교수), 일본 출신의 미국인 나카무라 슈지(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3인이다. 이들은 청색 LED발명에 성공했다. 이 중에서 나카무라 슈지는 자신이 직원으로 일했던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을 상대로 2001년경에 청색 LED 발명에 대한 보상금소송을 제기했다가 8 4천만엔을 지급받는 것으로 합의한 사건으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져 있다. 그는 니치아화학공업이 발명보상금으로 2만엔을 지급한 데 대하여 분노하며 “과학기술자의 눈빛이 달라지게 하고 싶다”라며 200억엔을 청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미국과 일본에서 많이 배출된다. 그렇다면 그 배경이 된 것은 무엇일까. 미국의 경우, 전 세계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서 역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과학기술인 우대 체계”를 드는 것이 보통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연구실을 중심으로 스승과 제자가 오랜 세월을 함께 연구하면서 서로의 연구 성과를 조직화 해내는 장인정신”을 드는 것 같다.

 

나카무라 슈지는 일본과 미국 양국의 연구환경을 경험한 사람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는 청색 LED 발명을 완성한 후에 직무발명보상금 소송을 제기하면서 “과학기술자여, 일본을 떠나라”라고 외치며 미국으로 갔다. 그는 과학기술인 우대 체계에 더 큰 비중을 두었고, 일본에는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역시 일본의 장인정신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일본은 오랜 기간에 걸쳐 기초과학에 투자하였는데 그 기초는 장인정신이라 할 수 있다. 여태까지 일본의 투자가 사장되어 왔으나 이번 청색 LED 발명의 노벨상 수상으로 인해 기초과학이 실용화로 연결되어 일본은 고무되었고, 이로 인해 나카무라 슈지의 비판에도 무딘 반응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 본다. “한국은 노벨과학상 수상을 위해일본의 장인정신을 배울 것인가, 미국의 과학기술인 우대 체계를 이을 것인가?

 

과학 분야 역량의 발전의 결과 노벨과학상 수상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수상 자체 보다는 과학 분야 역량의 배양 자체가 중요하다. 따라서 위 질문을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우리는 일본의 장인정신을 배울 것인가, 미국의 과학기술인 우대체계를 이을 것인가?”로 바꾸어 물어 본다.

 

그러나 양자는 이분법적으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 장인정신은 과학연구의 기반이 되는 정신 즉 내면적 기초이고, 과학기술인 우대체계는 과학연구의 외면적 토대라고 본다. 그래서 필자 개인적으로는 정신의 밑바탕에 “장인정신”을 두면서 과학기술인 우대체계를 세우되 이러한 우대체계의 구체적 형태의 하나가 연구 결과에 대한 보상제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많은 과학기술인들이 장인정신을 기초로 하여 선후배, 제자, 동료와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구에 몰두한다면, 그리고 장인정신을 내면적 기초로 하여 연구에 몰두하는 한국 과학기술인들에게 연구결과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되는 외면적 토대를 갖추어 준다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은 그 기초에서부터 큰 역량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