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_지식재산권_제19호_개정 법령]
‘판매용 음반’을 ‘상업용 음반’으로 바꾼 저작권법 개정
문건영 변호사
2016년 3월에 개정된 저작권법이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몇 가지 내용이 바뀌었지만, ‘판매용 음반’이 ‘상업용 음반’으로 바뀐 것이 가장 두드러진 개정 내용이다. 기존에는 CD나 테이프를 구매해서 음악을 들었지만, 점차 음악 사용 형태가 바뀌면서 근래에는 디지털 파일을 다운로드 받거나 스트리밍하는 형태로 많이 듣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형태가 ‘음반’에 해당하는지가 확실치 않았다. 또한 ‘판매용 음반’이라는 의미가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시판용 음반을 의미하는 것인지 어떤 형태이든 판매되는 음반이면 모두 포함되는 것인지도 분명치 않았다. 저작권법 내에서 ‘판매용 음반’이라는 용어가 여러 군데에 사용되는데, 그것이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이러한 혼란을 정비하기 위해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개정법에서는 우선 음을 디지털화한 것도 음반에 포함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제2조). 법의 여러 곳에 나오는 ‘판매용 음반’을 모두 ‘상업용 음반’으로 바꾸었는데(제21조 등), ‘상업용 음반’은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음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했다(제21조).
저작권법에서 판매용 음반과 관련된 기존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반대급부 없이 이루어지는 판매용 음반의 공연의 경우 일정한 시설(시행령 제11조)을 제외하고는 권리자의 허락 없이 공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제29조 제2항). 다른 하나는 실연자(가수, 연주자 등)나 음반제작자(음반을 기획하여 제작한 자)에게 판매용 음반의 공연이나 방송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부여한 것이다(제75조, 제76조의2 및 제82조, 제83조의2). 개정법에서는 이러한 조항들에 이용된 ‘판매용 음반’이라는 용어를 모두 ‘상업용 음반’으로 바꾸었다.
개정 전에, 위 두 경우에 대해 대법원 판결은 ‘판매용 음반’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해석했다. 판매용 음반의 공연과 관련해서는 스타벅스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CD는 시판되는 것이 아니므로 ‘판매용’ 음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스타벅스 판결. 2016. 8. 24. 선고 2016다204653 하이마트 판결도 같은 취지). 즉, 판매용 음반은 시판용 음반을 의미한다고 본 것이다. 반면, 실연자의 보상청구권과 관련하여서는,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할 경우 실연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에서 ‘판매용 음반’이란 어떠한 형태이든 판매를 통해 거래에 제공된 음반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았다(2015. 12.10. 선고 2013다219616 현대백화점 판결).
법이 개정되어 ‘상업용 음반’(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음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상, 위 조항들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음반’의 의미는 동일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발간한 개정 저작권법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상업적 목적’이란 공중에게 음반을 판매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하거나, 해당 음반의 판매와 관련된 간접적 이익을 얻고자 의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간접적 이익’이란 해당 음반의 광고·홍보 등을 통해 음반 자체의 판매를 촉진시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음반의 홍보를 위해 무료로 CD를 배포하는 경우, 음반 자체의 판매 촉진을 통한 간접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있어서 상업적 목적이 있다. 반면, 기업의 홍보나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해서 자체 제작한 곡을 매장에서 트는 경우, 음반 자체에 대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없기 때문에 ‘상업적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 ‘공표’란 저작물을 공중에게 공개하거나 발행하는 것으로, 음반을 온라인에 공개하거나 CD등의 형태로 판매를 개시하는 경우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