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동차보험사 상대 한방진료비 청구소송 관련 보험진료수가

적용기준의 문제점과 개선대책

 

박상융 변호사

 

자동차사고 관련 환자가 한방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오면 한의사는 치료를 해주고 관련 치료비를 심평원에 청구한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한의사가 청구한 치료비를 자의적으로 치료내역 중 일부를 인정하지 않고 감액을 한다.

 

이럴 경우 치료비를 감액당한 한의사는 자동차손해보험사를 상대로 직접 치료보험금 청구를 할 수밖에 없다. 교통사고 보험환자에게 적용되는 손해보험사의 진료수가 기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심평원) 기준을 적용하여 지급해 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심평원의 한방치료 진료수가 보험금 지급 기준은 공정한 것일까.

 

진료수가에 적용되는 항목은 크게 진료행위와 약제, 입원료, 한방물리요법 등이 문제가 된다. 특히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추나요법 적용기준 관련 한의사 1인당 1일 추나요법 실시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이를 초과한 추나요법 진료는 보험금 지급에서 삭감된다.

 

이로 인해 부당하게 보험금 지급을 삭감당한 한의사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고 협회 또한 한의사의 권익보호를 위해 국토부, 손보사, 국민건강보험공단(심평원)을 상대로 삭감기준의 부당성에 대해 설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을 살펴보니 진료수가 인정범위와 관련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진료수가의 기준은 건강보험 요양급여 목록에 등재(고시)되어 있는 행위를 우선 인정하되 비급여 진료행위의 경우 진료상 대체 가능한 행위가 없거나 환자의 증상 및 질병의 정도에 따라 진료상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사례별로 인정한다고 하는 등 반드시”, “사례별등 그 표현이 모호하고 엄격하게 해석하는 등 심평원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할 우려가 많았다.

 

한방물리요법 치료수가의 경우 뚜렷한 이유나 근거 제시도 없이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한의사 1인당 1일 한방물리요법 실시인원을 월평균(또는 주평균) 1 20명으로 제한하였다.

 

특히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추나요법의 경우에도 보험진료수가를 뚜렷한 이유나 근거 제시도 없이 치료기간 중 20회 이내로 제한함과 아울러 한의사 1인당 1일 추나요법 실시인원을 월평균 1 18명으로만 제한적으로 인정하였다.

 

교통사고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염좌 및 긴장 등에 의한 입원료 인정기준과 관련하여 의료인의 지속적 관찰 및 수시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입원료를 보험인정수가에 반영하되, 이러한 경우에도 입원의 필요성에 대한 타당한 사유, 환자상태에 대한 임상적 소견 등이 진료기록부 상에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이를 참조하여 사례별로 인정한다고 분류심사 지침을 공고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자료에 의하면 결국 한의사에 대한 교통사고 환자의 치료 관련 진료행위, 약제처방과 관련하여 수가를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심평원)의 자의적인 해석(반드시 필요한 경우, 사례별로 인정)에 따라 대규모 삭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이 예견될 소지가 많았다.

 

더불어 명백한 의학적, 임상학적 근거도 없이 한의사 1인당 1(또는 월별) 치료 실시인원을 제한함으로써 한방치료를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제약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보험은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와의 계약에 의해 성립한다. 보험계약자는 보험사와 약정한 보험료를 지급하고 보험사고(교통사고 손해보험의 경우 교통사고 발생)에 대해 보험사와 약정한 범위 내에서 치료비를 보험금으로 지급받는다.

 

한의원은 보험계약자(피보험자)를 치료해주고 보험회사에서 치료한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그렇다면 보험회사도 아닌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심평원)에서 자의적으로 한의원이 청구하는 치료비를 제한할 근거는 법률상으로 성립할 수 없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보험계약자인 보험소비자와의 협의도 없이 자신들이 설정한 기준(그것도 반드시, 사례별 인정, 1일 진료인원수 등 자의적으로 설정)을 마련하여 보험치료비를 삭감하는 것은 민법상의 대원칙인 계약자유의 원칙과 헌법상의 자유권을 명백히 침해한다고 생각된다.

 

비록 국민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과잉진료 차단이라는 명분 하에 삭감한다고 하지만 삭감 관련 한방진료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기준을 설정하여 보험치료비청구를 차단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교통사고 환자 치료와 관련하여 한방치료와 양방치료에 있어 보험수가 적용의 불균형 소지도 다분히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한 교통사고 환자들의 한방치료 기피현상도 심화될 수 있다. 이는 결코 국민건강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관련 한의사협회, 보건복지부, 의료소비자협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손해보험협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설득력 있고 공감 가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적용기준 설정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