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노조는 창구단일화 절차 거쳤어도 교섭대표 아니야"

-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대법원은 지난 10월 31일 자동차부품제조업체인 ㈜코아월드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심판 취소소송의 상고심에서, 하나의 노조만 있던 회사가 창구단일화를 거친 신생노조를 교섭대표로 적법하게 인정해 교섭했다면 원래 있던 노조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재판부는 “하나의 사업장 단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조는 설령 노동조합법과 그 시행령이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더라도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2013년 3월 회사 내 유일한 노조였던 금속노조 산하 사내하청분회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분회는 복수노조가 아님에도 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을 하게 되었다. 9개월 뒤인 2013년 12월 회사에는 코아월드노동조합이라는 노조가 설립되었다. 이후 임금협약 갱신시기가 돌아오자 분회는 먼저 회사에 교섭을 요구했고, 코아월드 노조도 교섭을 요구했으며, 이 두 개 노조는 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과반수 조직인 코아월드 노조가 교섭대표가 되어 회사와 교섭을 하게 되었다. 이에 분회는 본래 교섭대표의 지위가 2년간 유지되어야 하는데, 회사가 자신과의 교섭을 거부했다면서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년 10월 분회의 신청을 받아들였고, 회사가 이에 행정소송을 냈는데, 1, 2심 모두 회사의 청구를 인용했다.

1. 요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복수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되고 그 중에서 다시 모든 교섭요구노동조합을 대표할 노동조합이 선정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예정하여 설계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 내지 목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체계 내지 관련 규정의 내용,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개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동조합은, 설령 노동조합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원고와 단체교섭을 하고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 사업장에 존재하던 노동조합은 참가인이 유일하였으므로, 참가인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보장받을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이후 새롭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다른 노동조합과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시사점

유일노조가 교섭대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대법원 2016. 6. 10. 선고 2016두33797 사건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원심 판결은 서울고법 2016. 1. 22. 선고 2015누54690, 대법원에서는 심리불속행 기각). 이번에 대법원이 같은 요지의 판결 이유를 설시하면서 이제 유일노조는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지 않아도 교섭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는다 하더라도 교섭대표 지위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은 명백해졌습니다. 종래 노동위원회에서는 법원의 판단과는 달리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은 유일노조는 교섭대표의 지위가 인정된다거나,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지 않은 유일노조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는 판정을 하였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써 유일노조와 창구단일화 절차와의 관련성을 분명히 인지하여 적법한 대 노조 관계를 형성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