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와 동일 유사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독점계약 조항의 유효 여부?



전성우 변호사






1. 사실관계 및 소송의 내용

증권회사인 원고는 주택개발사업을 하고자 하는 피고와 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해당 계약서에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제3자와 동일 유사한 자문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원고의 자문사 지위는 독점적이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피고는 위약금으로 제3자로부터 조달한 금액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와의 금융자문계약 체결 후 제3자와 자문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에 법무법인(유) 한결이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를 상대로 위약금 지급을 청구하여 승소하고, 예금통장 압류 등을 통하여 승소한 위약금 전부를 지급받은 사안입니다.

2. 이 사건 주요 쟁점 및 법원의 판단

피고는 위 독점적 지위 규정이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만, 법원은 ‘금융자문계약은 계약당사자의 상당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부여한다고 하여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 여러 금융회사와 동시에 자문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한다면, 추후 자문수수료 배분 및 산정 등과 관련하여 이해충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또한, 피고는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무효라고도 주장하였습니다만, 법원은 금융자문계약을 피고가 원고와 개별적인 교섭을 거쳐 자신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기회를 가졌으므로 위 법의 규제 대상인 약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외에 피고는 이행불능으로 인한 계약해지, 묵시적 해지, 계약실효, 귀책사유 부존재 등 여러 가지 주장을 하였습니다만, 법원은 그러한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위약금이 부당하게 과다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여 40%를 감액하여 위약금을 60%만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고, 이러한 1심 판결 결론은 2심 및 대법원에서 그대로 인정되었습니다.

3. 이 사건의 의미

제3자와 동일 유사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독점계약’ 조항이 이 사건 금융자문계약 등과 같은 경우에는 그 정당성 및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유효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 또한 유효함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예금통장 압류 등 집행방법을 통하여 판결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