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이 있음을 안 날’은 언제인가?
- 수원지방법원 2017. 12. 14. 선고 2017구합66931 판결(확정)
전성우 변호사
1. 본 업무사례의 개요 및 쟁점
본 사례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또는 ‘피고’)가 선정한 우선협상대상자선정 처분이 위법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선정에서 탈락한 업체(이하 ‘원고’)가 제기한 우선협상대상자선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이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부적법 각하’ 판결을 받은 사례입니다. (원고의 항소 포기로 원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됨.)
저희 법무법인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이하 ‘보조참가인’)를 대리하여 지자체(피고)를 보조참가하였습니다.
쟁점은, 지자체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에 우선협상대상자선정처분을 공고하였는데, 이러한 경우, 취소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90일의 기산일이 되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은 ‘공고시점’ 무렵인지 아니면 ‘실제로 피고가 알았다고 주장하는 시점’인지 여부입니다.
2. 사실관계
피고는 A사업을 민관합동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민간사업자 공모공고를 하고 민간사업자 선정심의위원회는 보조참가인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이에 피고는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에 ‘이 사건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심의위원 및 심의결과 공지’라는 제목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결과를 공고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처분’).
3.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령 및 법리
법원은 ‘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아내에 제기하여야 하는데(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본문), 고시∙공고에 의한 행정처분에 이해관계를 갖는 자는 고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공고 등이 효력을 발생한 날에 행정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4두3847 판결 등 참조), 공고문서는 그 문서에 효력발생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으면 그 공고 등이 있은 날부터 5일이 경과한 때에 효력이 발생한다(‘행정 효율과 협업 촉진에 관한 규정’ 제6조 제3항).’고 관련 법령 및 법리를 먼저 확인하였습니다.
나. 판단
단법원은 ‘(i) 공모지침서는 심의위원회 평가결과를 피고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위 평가에서 최고의 점수를 얻은 사업신청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위 사업과 관련한 주요 사항을 피고 홈페이지에 공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ii) 피고 공무원은 사전에 원고를 포함한 참여신청업체 직원들에게 구두로 결과를 피고 홈페이지에 공고할 것이라고 알렸다, (iii) 피고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에 이 사건 처분을 공고하였는데, 위 공고의 조회 횟수는 200회에 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위 인정사실에 드러난 다음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사전에 이 사건 처분이 피고 홈페이지에 공고될 예정임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피고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공고 내용을 확인하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처분을 조회한 횟수가 이 사건 사업 참여를 신청한 공동수급체와 그 구성 회사들의 수를 훨씬 초과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늦어도 이 사건 처분의 효력발생일에 이 사건 처분이 있음을 알았다고 볼 것이므로, 그로부터 90일 이상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일자에 비로소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 경과 후에 제기된 것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다. 행정절차법 제15조 제3항과의 관계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효력 발생일은 행정절차법 제15조 제3항에 의해 공고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행정절차법 제15조 제3항은 행정청이 송달받을 자의 주소 등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없거나 송달이 불가능하여 행정절차법 제14조 제4항에서 정한 공고의 방법으로 처분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고, 이 사건과 같이 ‘행정 효율과 협업 촉진에 관한 규정’ 제6조 제3항에 따라 공고한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이를 배척하였습니다.
4. 이 판결의 의미
비록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지만, 처분을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고한 경우의 효력발생일 및 취소소송의 제소기간 기산점이 언제인지를 명확하게 다룬 판결로서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