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복남 변호사
보험업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으로부터 법률자문을 의뢰받았다. 자신이 현재 수행중인 사업의 법적 타당성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스스로 보기에는 합법적이라고 보여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공공기관의 확인을 받았는지, 법적으로 정말 괜찮은 것인지 의문을 가져서 부득이 변호사의 법률검토 의견서를 갖고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문사항을 검토하면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이처럼 기초적인 사항을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묻지 않고 사업을 이미 시작하여 한참 진행되는 도중에 물었을까? 특히나 금융관련 법령은 강행법규가 많고, 유권해석에 의해 명확하게 판단받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업 시작 전에 법률자문을 구하지 않았을까?
필자가 자문사항을 검토한 결과, 안타깝게도 해당 건은 법률 조항을 잘못 해석하여 사업타당성을 오판하고 시작한 사업이었다. 이에 해당 사업이 현행 법규에 부합하지 않고, 스타트업 기업의 법조항 해석에 오류가 있음을 밝히면서 자문을 마무리 했다.
변호사가 법률자문료를 받으면서 해당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드리기엔 참 민망하다. 씁쓸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온갖 마음이 일어났다.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준비해야 할 게 참 많다. 그에 따라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는데 온 힘을 집중한다. 자금을 모아야 하고, 인력을 구해야 하고, 입주공간도 알아봐야 하고, 법인설립 등 행정적인 절차도 준비해야 하는 등 눈코 뜰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이 하는 사업 아이템이 법적으로 타당하고, 허용되는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법률자문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핀테크 기업처럼 규제가 많은 영역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물론 우리나라 법률시장의 현황상 변호사 문턱은 높고,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전문변호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어디 이 문제가 법률시장만의 문제인가? 이도 사업상 돌파해야 할 이슈 중 하나라면 당연히 업무리스트에 놓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벤처기업이 활력이고, 미래의 성장동력이 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막상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많은 장벽이 있다. 여기를 하나하나 건너는 과정에서 변호사, 특히 각 분야 전문변호사들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최적의 시기에 최적의 비용으로 법률자문을 받는 것, 이 역시 CEO의 능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