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법인 최대주주 예정자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출자금을 납입한 후 그 주식이 상장된 경우, 상장 이익에 대한 증여세 부과 가부

- 대법원 2018. 12. 13.선고 2015두40941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이유진 변호사




1. 사실관계 및 과세부과처분

원고는 L법인의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설립 당시 발행될 액면가 5,000원의 주식 1,600,000주 중 32,000주(주식비율 2%,, 이하 ‘이 사건 주식’)를 인수하였는데, 2015. 12. 8.~2015. 12. 13.경 최대주주 예정자인 김모씨로부터 1억 6,000만원을 증여 받아 위 주식의 출자자금을 납부하였습니다.

원고가 취득한 이 사건 주식 32,000주는 500원으로 액면분할되고 무상증자되어 2009. 말경에는 410,018주가 되었고, L법인의 주식은 원고의 주식인수일로부터 5년 이내인 2010. 1. 28.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습니다.

피고(성남세무서장)는 원고가 김모씨로부터 증여받은 돈으로 취득한 L법인 주식이 상장됨에 따라 그 취득가액을 초과하여 이익을 얻었다는 이유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 12. 31. 법률 제88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제41조의3에 근거하여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주요 쟁점

가. 관련 규정

구 상증세법 제41조의3 제1항에서는, ① 기업의 경영 등에 관하여 공개되지 아니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이하 ‘최대주주등’)와 특수관계 있는 자가, ② i) 최대주주등으로부터 직접 주식 등을 증여 또는 유상으로 취득하거나, ii)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증여 받은 재산으로 최대주주등 이외의 자로부터 당해 법인의 주식을 취득 하고, ③ 위 주식을 취득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주식 등이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등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하였으며, 동조 제6항에서는 ‘주식 등의 취득’의 대상을 법인이 자본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신주를 발행함에 따라 인수·배정받은 신주도 포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 주요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신설 법인의 최대주주로 예정되어 있는 자의 특수관계인이 증여 받은 자금으로 신설 법인 발행주식을 인수한 경우 그 주식의 상장에 따른 이익이 구 상증세법 제2조 제3항, 제41조의3에 따른 증여세 부과대상인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원고는, 위 규정이 이미 설립되어 존속 중인 해당 법인의 주식등을 최대주주등으로부터 증여받거나, 최대주주등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 최대주주등 외의 자로부터 당해법인의 주식 등을 취득하는 경우에만 적용될 뿐이고, 미공개정보, 최대주주등이나 그외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있을 수 없는 신설 법인의 주식 등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신설 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자로부터 증여받은 돈으로 기존에 존재하는 법인이 아니라 신설법인에 출자하여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것이므로 구 상증세법 제41조의3제1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구 상증세법 제41조의3제1항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직접 적용되어야 하고,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소외 김모씨로부터 증여받은 출자자금으로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것은 최대주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것과 경제적 실질이 동일하므로. 구 상증세법 제41조의3 를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3.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우선 “어떤 거래나 행위가 구 상증세법 제 2조 3항에서 정한 증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으나,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구 상속증여세법 제33조부터 제42조까지 정해진 개별 증여재산가액산정 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나 행위를 규율하면서 그중 일정한 거래나 행위만을 증여세 부과대상으로 한정하고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부과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서 증여세 부과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나 행위가 구 상속증여세법 2조 3항의 증여의 개념에 해당할 수 있더라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어 “구 상증세법 제41조의3의 입법 취지는 최대주주 등에 대한 특수관계인이 얻은 비상장주식의 상장이익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여 최초 증여 또는 취득 당시 실현이 예견되는 부의 무상 이전까지 과세함으로써 조세평등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음을 전제하고(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두55926 판결 등), 문언상 해당 규정은 특수관계인이 법인의 주식 등을 증여받거나 유상으로 취득한 경우에 그 주식 등의 상장 등에 따른 이익을 증여재산으로 정하고 있을 뿐이고, 법인설립 전 발기인이 자금을 증여받아 신설 법인의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 대해서까지 규율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하면서,

“해당 규정의 내용과 문언, 입법 취지, 법인 설립 전 발기인의 주식 인수와 설립 이후 미공개 경영 정보를 이용한 주식 취득 사이의 성질상 차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 상속증여세법 제 41조의 3 제 1항은 그 규정에서 상세히 정한 법인의 주식 취득 등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그 밖에 법인 설립 전 발기인의 주식 인수 등 다른 유형의 주식 취득에 대해서는 이후 상장으로 이익을 얻더라도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한계를 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가 L법인 설립 시 최대주주로 예정되어 있던 소외 김모씨로부터 증여받은 돈으로 발기인으로서 취득한 최초 발행주식과 관련해서는 구 상속증여세법 제 41조의 3을 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유지하였습니다.

4. 판결의 의의와 평가

본 판결은 “개별 증여 규정이 증여세 부과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서 증여세 부과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나 행위가 구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의 포괄증여의 개념에 해당할 수 있더라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3266 판결 등)는 기존의 대법원의 입장을 따르면서,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구 상속증여세법 제 41조의 3의 문언, 규정 형식, 입법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해당 조항은 법인설립 전 발기인이 자금을 증여받아 신설 법인의 주식을 인수한 경우까지 규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이 사건에서 직접 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입니다.

현행 상증세법 제41조의3은 구상증세법 제41조의3과 비교하여 체계상으로는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동 조에 따른 주요 과세요건은 동일하다고 보이므로, 본 판결의 취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