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취득, 지방세법 상 ‘원시취득’인가
‘승계취득’인가


- 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8두35841 판결



전성우 변호사





1. 사실관계

원고는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이하 ‘구 도시정비법’)에 따른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시행자입니다. (참고로, 2017. 2. 8. 전부 개정 법률에 의하여, 도시환경정비사업과 주택재개발사업이 ‘재개발사업’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원고는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후단(‘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그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된다.’)에 따라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국∙공유지인 도로)을 무상양도 받았습니다.

과세관청인 피고는 이를 유상승계취득으로 보고 같은 법 제65조 제2항 전단(‘시장ㆍ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고’)에 따라 관리청에 무상귀속된 신설 정비기반시설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유상취득에 해당하는 4.0%의 세율을 적용하여 취득세 등을 부과하였습니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취득세 등의 부과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지방세법 관련 법령

구 지방세법(2016. 12. 27. 법률 제14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호는 취득세의 과세대상인 취득을 ‘매매 등과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취득으로서 원시취득, 승계취득 또는 유상∙무상의 모든 취득’으로 정의하고 있고, 제11조 제1항은 부동산 취득의 세율을 상속으로 인한 취득 이외의 무상취득은 35/1,000(제2호), 원시취득은 28/1,000(제3호), 제1호 내지 제6호 이외의 원인으로 인한 농지 외의 부동산에 대한 취득은 40/1,000(제7호 나목)으로 각각 정하고 있습니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i) 원고의 이 사건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의 취득을 ‘무상의 원시취득’에 해당한다고 보아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28/1,000의 세율을 적용하고, (ii) 원고가 취득한 이 사건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이 아닌 그 분할 전 토지 지번의 개별공사지가에 의한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산정하였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가. 구 도시정비법 제62조 제2항의 의미

대법원은,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그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된다’고 정하고 있다(이하 전단 부분을 ‘이 사건 전단 규정’이라 하고, 후단 부분을 ‘이 사건 후단 규정’이라 한다). 이는 민간 사업시행자에 의하여 새로이 설치된 정비기반시설을 이 사건 전단 규정에 따라 당연히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귀속되는 것으로 함으로써 공공시설의 확보와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하여 국가 등에게 그 관리권과 함께 소유권까지 일률적으로 귀속되도록 하는 한편, 그로 인한 사업시행자의 재산상 손실을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보전해 주기 위하여 이 사건 후단 규정에 따라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양도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두6663 판결, 대법원 2014. 2. 21. 선고 2012다82466 판결 등 참조).’라고 기존 판례 법리를 확인하였습니다.

나. ‘무상의 승계취득’에 해당함.

대법원은 이어서 ‘따라서 사업시행자는 이 사건 후단 규정에 의하여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을 국가 등으로부터 무상으로 양도받아 취득할 따름이고 따로 그에 대한 대가를 출연하거나 소유권을 창설적으로 취득한다고 볼 사정도 없는 이상, 사업시행자가 위 정비기반시설을 구성하는 부동산을 취득한 것은 무상의 승계취득에 해당하므로, 그에 따른 해당 부동산에 관한 취득 당시를 기준으로 한 과세표준과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제2호(무상취득 35/1,000)에서 정한 세율 등을 적용한 취득세 등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 세율 및 과세표준

그리고, ‘원고로서는 ‘취득한 부동산의 취득 당시의 시가표준액’에 의하여 산정한 과세표준에,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35/1,000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취득세 등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중략) 원심 판단에는 취득세 등의 산정방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여,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5. 이 판결의 의의

기존의 다른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다36209 판결은 ‘구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2007. 4. 6. 법률 제83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 제1, 4항에 의하면, ‘사업시행자가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공공시설에 대체되는 공공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국유재산법 및 지방재정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종래의 공공시설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되고 새로이 설치된 공공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며, 사업시행자에게 귀속 또는 양도될 재산에 관하여 사업시행자는 그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준공 전에 그 종류와 세목을 관리청에 통지하여야 하고, 당해 공공시설과 재산은 그 사업이 준공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 통지를 한 때에 사업시행자에게 귀속 또는 양도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산업단지개발사업의 실시계획승인 당시의 종래의 공공시설에 해당하는 도로, 구거 등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귀속되고, 이는 그 사업준공시점에서의 법률의 규정에 의한 물권변동으로서 사업시행자는 종래의 공공시설을 원시취득하게 되는바,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가 사업시행자인 원고의 무상귀속협의절차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부득이 그 사업일정을 맞추고자 원고가 유상매수협의취득 및 토지수용절차를 거쳐 그 보상금을 지급하고 종래의 공공시설을 취득하였다면, 가사 매매계약과 토지수용절차에서의 재결에 무효나 취소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정당한 원인 없이 보상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은 셈이 된다고 볼 것이다.’라고 판시한 적이 있습니다.

일견 다른 개발법이기는 하지만 무상귀속과 관련한 비슷한 조문에 대하여, ‘무상의 원시취득’ 판단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원심이 ‘무상의 원시취득’이라고 판단한 것이 위 판례 때문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하여, 취득세 부과 등 지방세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무상의 승계취득’임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입법적으로도 지방세법 개정[시행 2017. 1. 1.] [법률 제14475호, 2016. 12. 27., 일부개정]으로, 지방세법 제6조 제1호를 ‘"취득"이란 매매, 교환, 상속, 증여, 기부,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건축, 개수(改修), 공유수면의 매립, 간척에 의한 토지의 조성 등과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취득으로서 원시취득(수용재결로 취득한 경우 등 과세대상이 이미 존재하는 상태에서 취득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승계취득 또는 유상·무상의 모든 취득을 말한다.’고 원시취득 바로 뒤에 괄호 부분을 추가하는 개정을 함으로써, 본 사안과 같이 ‘과세대상이 이미 존재하는 상태에서’ 무상양도를 받는 경우 ‘원시취득’에서 제외됨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 참조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