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페이스북 리브라(Libra)의 등장과 법적 이슈에 대한 전망



엄태진 외국변호사(미국)




1. 머리말

블록체인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 (Libra)에 관한 백서 (White Paper)를 발표하였고, 2020년 상반기 리브라의 정식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글로벌 통화”를 목표로 하는 리브라는 안정적인 지불 기능을 갖추기 위하여 리브라는 주요 기축 통화들의 바스켓 시스템으로 토큰의 가치를 보호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진출하며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른바 “Big Four” 글로벌 회사(Amazon, Facebook, Google, Apple)의 독점폐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되어 왔던 “탈중앙화”를 기본 철학으로 한 블록체인 및 분산원장 (DLT, Decentralized Ledger Technology) 분야에 페이스북이 진출한다는데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에서 보유한 사용자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영국 케임브리지 에널리티카 (Cambridge Analytica)사에 유출되어 미국 대선에 유권자의 성향을 예측하는 “사이코그래픽” 모델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사용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바 있으며, 2019년에는 페이스북이 일부 사용자 비밀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고 보안에 취약한 일반 텍스트로 저장하여 온 것으로 보도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과연 공공이익을 위하여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정책적인 이슈에 관하여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22억명 (페이스북사의 왓츠앱, 메신저,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는 중복을 포함해 58억 이상의 사용자) 사용자가 리브라를 이용하여 외환송금 또는 국경간 암화화폐 전송을 하는 경우, 많은 법적 이슈가 대두될 것으로 보입니다.

2. 리브라를 둘러싼 주요 법적, 정책적 이슈

(1) 자금세탁방지 (Anti-Money Laundering, AML)

아래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의하면, 원수급인이 발주자로부터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공사비를 지급받은 경우 그에 상당하는 비용을 하도급 비율에 따라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하수급인도 수급인에게 그에 대한 청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용자가 리브라 암호화폐를 국경간 전송한다면 불법자금세탁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문제점을 예상하고, 자체적으로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및 KYC (Know-your-customer, 고객신원확인)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AML/KYC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전세계 많은 인구가 리브라 생태계에 참여하기 어렵게 되어,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된 인구에게 혜택을 준다”는 페이스북의 명분이 무색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 수억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리브라 토큰을 송수신하는 경우, 현재금융권에서 사용하는 AML시스템으로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기술적인 문제도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블록체인 업계와 AML 관련, 최근 금융위원회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을 국내 법령에 반영, 앞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도 금융회사에 준하는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내부 AML/KYC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지는 등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전망입니다.

(2) 개인정보보호

기술한 바와 같이 페이스북은 과거 사용자 개인정보유출 및 취약한 보안 정책으로 인하여 많은 비판을 받아왔으나, 리브라 사용자들에게 AML/KYC을 요구함에 따라 사용자에 대한 더욱 상세한 신상정보 및 금융정보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페이스북이 과연 이에 대한 적절한 보안 정책 및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우려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사용에 대한 빅데이터의 가치와 사용범위에 대하여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즈음, 향후 리브라 생태계를 위하여 페이스북이 어떻게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대책을 세울지는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3) 외국환거래법

리브라의 주요 목적은 국경간 송금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한다는 것인데, 리브라의 출현으로 암호화폐의국제 송금 사용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각 국가별 외환거래 관련법 정비도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별로 국경간 송금 금액과 빈도에 따라서 신고, 허가 등 관련 각기 다른 규제가 만들어 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페이스북이 초기에 의도한 만큼 리브라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외환 관련법은 AML/KYC 정책과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 장기적으로는 기존에 금융업에 적용되던 것과 유사한 규제가 암호화폐 업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4) 조세

리브라의 사용빈도가 늘어나면, 국가별로 재산세, 양도세, 거래세 등 각종 세금을 부과하려는 인센티브가 커질 것이며, 관련 회계 기준에 대한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따라서 리브라 뿐 아니라 암호화폐 사용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관성 있는 규제와 기준을 만들기 위한 국가간 공조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사한 예로 과거 아마존의 책 배송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았던 초기에는 각 주별 소비세 (sales tax)가 부과되지 않았으나, 배송의 규모와 품목이 크게 늘어나면서 50개 각 주별로 아마존 등 배송업체에도 세금을 부과하도록 법이 개정된 바 있습니다.

3. 맺는 말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기존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탈중앙화” 및 “Trustless” (신뢰가 필요 없는) 시스템을 기본 원리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을 모태로, 블록체인 산업은 지난 10년간 급속히 발전하여 왔습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는 금융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다수의 인구와 국제송금 수수료 무료화라는 장점을 표방하고는 있으나, 본질적으로 탈중앙화의 철학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더리움 공동창립자 조세프 루빈이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하여 “탈중앙화 양의 탈을 쓴 중앙화늑대”로 비판한 바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리브라로 인하여 암호화폐 업계에 오히려 규제 개혁 바람이 일어나는 것은 아이러니컬하다고 보입니다. 국경과 국가주권의 원칙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글로벌 프로젝트의 완전한 탈중앙화는 아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제도권과 어느 정도의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성장이 어렵다는 해석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동시에 기술과 산업 발전에 발맞추어 국가별 적절한 규제와 국가간 공조를 통하여 소비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효율적인 대응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