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7두33510 판결
남장현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원고 회사의 산업별 노동조합 A와 기업별 노동조합 B가 2014. 2. 11. 교섭단체 단일화를 위한 협의를 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원고 회사는 B의 요구를 받아들여 A, B와 개별교섭을 진행하였습니다.
원고 회사와 A 는 단체교섭이 결렬되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반면, 원고 회사와 B는 2014. 12. 3. 단체협약에 잠정합의하면서 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서를 작성하였고 2014. 12. 17.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격려금 지급에 대한 별도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B는 같은 날 원고 회사 직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독려하는 유인물과 가입신청서를 배부하였습니다. A 조합원 8명은 단체협약 체결 전날 및 당일 A를 탈퇴하였고, 원고 회사는 2014. 12. 말 약 7억 원의 격려금을 지급하였습니다.
A는 원고 회사의 격려금 지급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원고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 회사가 2015. 12. 3. B와 단체협약을 잠정적으로 합의하면서 '무쟁의 타결 격려금' 150만 원 및 '경영목표 달성 및 성과향상을 위한 격려금' 150만 원을 단체협약 체결일 현재 조합원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명시하고 단체협약을 같은 달 17일 체결하기로 하여 14일의 기간 동안 B가 격려금 지급을 조합원 가입 유치의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 및 그로 인하여 원고 회사가 지급해야 할 격려금이 증가될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실제로 B는 잠정합의 내용을 조합원 가입 유치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는 B로부터 복리후생에 대한 사항을 양보 받는 것에 대한 대가로 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 B가 격려금 지급 사실을 조합원 가입 유치 수단으로 홍보하게 함으로써 개별 교섭 중인 참가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에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결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복수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개별 교섭 절차가 진행되던 중에 사용자가 특정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의 내용에 따라 해당 노동조합 조합원에게만 금품을 지급하는 것이 다른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에 따른 것이라면 이는 위 규정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일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사용자가 무분규를 조건으로 하는 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나, 복수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무분규를 조건으로 격려금을 지급한다면 복수 노동조합으로서는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여 쟁의행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사용자로부터 격려금을 받을 경우에 자기 조합에 미칠 불이익을 고려하여 의사를 결정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회사 내에 복수 노동조합과 개별교섭을 하는 경우, 무분규 또는 무쟁의를 조건으로 하는 격려금 지급을 약속하고 실제로 특정 노동조합의 조합원에 대하여 그러한 격려금을 지급한다면 이는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