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채권자의 회생채권 실권 여부
- 대법원 2020. 9. 9. 선고 2015다236028(본소), 2015다236035(반소) 판결
도종호 변호사
1. 기초적인 사실관계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로부터 원고 소유의 이 사건 상가에 대하여 임대차보증금 50,000,000원, 차임 월 3,000,000원, 임대차기간 2011. 5. 1.부터 2013. 4. 30.까지로 각 정하여 임차하면서 그 날 원고에게 위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였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상가를 인도받아 그곳에서 커피전문점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법인회생신청을 하여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고 그 후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받았으며 2013. 12. 경 회생절차는 종결되었습니다.
원고의 관리인은 회생채권자 목록에 피고 등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하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라고 한다)을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도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간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원고의 인가된 회생계획은 회생채권을 ① 대여금, ② 신주인수권부사채, ③ 확정구상채무, ④ 보증채무, ⑤ 상거래채무, ⑥ 우선변제임대보증금채무, ⑦ 특수관계자채무, ⑧ 미확정구상채무로 구분하여 각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을 정하였고, 회생계획 인가당시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권리에 대하여 “미확정채권이 회생담보권 또는 회생채권으로 확정될 경우, 그 권리의 성질 및 내용에 비추어 가장 유사한 회생담보권 또는 회생채권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에 따라 변제한다. 위에 따라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을 적용하는 것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경우에는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과 관련하여서는, 원고의 회생계획에는 이 사건 상가를 포함한 원고 소유 부동산의 매각계획이 정해져 있었고 ‘자산매각계획서’란에 이 사건 상가 등을 2013년도에 감정가액인 54억 6천만 원에 매각하여, 임대보증금 1억 6천만 원을 공제한 잔액 53억 원을 현금으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그러나 원고는 회생계획대로 이 사건 상가를 2013년도에 매각하지 못하였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4. 8. 30. 종료되었습니다).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관리인이 회생채권자 목록에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누락하였고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원고에 대한 회생계획인가에 의하여 실권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원금 전액에 관하여 원고를 상대로 그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상고를 하였으나 원심은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① 원고의 관리인이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존재를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였으며, ②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그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그 회생채권은 실권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2. 2. 13.자 2011그256 결정 등 참조)라는 기존 법리에 따라 원고의 관리인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회생담보권자 목록이나 회생채권자 목록에서 누락하였고, 피고 등이 그로 인하여 회생절차에 참가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한 채 위 회생절차 자체가 종결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한 위 회생계획인가에 의하여 실권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에 대하여 원고가 회생절차개시 후에도 이 사건 상가를 매각하지 않고 여전히 차임을 지급받으면서 수익을 누리고 있는 점, 임대인의 회생절차에서 통상 임대차보증금은 다른 채권과 달리 전액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회생계획이 수립되고 원고의 관리인이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목록에 기재하였다면, 피고 등은 회생계획에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원금 전액을 회수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큰 점,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권리를 변경하지 않더라도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이나 회생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원심 판결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원금 전액에 관하여 원고를 상대로 그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위 판결의 의의
통상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 신고를 하지 못한 경우 그 채권은 실권되고 이에 대하여 결국 회생채권자는 그 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위 판결은 원고의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이 피고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았고, 회생계획에도 위 채권의 권리변경 여부에 관하여 정하여 지지 아니한 채 회생절차가 종결된 사안에서,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실권되었다고 볼 수 없고, 회생계획의 해석상 원고를 상대로 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입니다.
이는 회생절차의 실무상 임대차보증금은 전액 변제하는 것으로 회생계획안이 수립되고, 회생채무자의 악의적인 회생계획안 작성에 대하여 형평을 고려한 판결로 회생계획에 따라 실권된 것처럼 보이는 채권이라고 할 지라도 경우에 따라 그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