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임대차계약에서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해지를 인정한 사건

-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54846 판결



이승훈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견본주택을 건축하기 위해, 2016. 2. 17. 이 사건토지를 임차보증금 1억원, 연차임 3,000만원, 기간 3년으로 임차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17. 2. 17. 사정변경을 이유로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임대차보증금과 이미 지급한 차임의 반환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7. 2. 17.경 이루어진 원고의 해지통보로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피고는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i)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위한 견본주택 건축을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도 특약사항으로 위 목적이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임대차계약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중략) 견본주택이 건축되지 않을 경우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임대차계약 당시부터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ii) 원고는 2016. 4. 21. 용인시장으로부터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반려통보를 받고 2016. 8. 8. 주택사업계획승인신청 반려통보를 받음으로써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게 되었고, 피고도 그 무렵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iii) 임대인은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정당한 상태를 갖추어 임차인에게 인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계약존속 중에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 토지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부터 현재까지 소외인이 무단으로 점유하면서 새시 제조를 위한 임시가설물 설치, 각종 자재 보관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iv) 견본주택 건축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다.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어 원고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인도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계약당사자,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해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4. 이 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 등 참조), 개별 사안에 따라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해지 여부를 달리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판결은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해지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참고할 만한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