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대기발령 기간 동안 저조한 업무평가를 받은 자를
해고할 수 있는지 여부
- 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다251486 판결
이상도 변호사
1. 사건의 개요
피고 회사는 인사평가 불량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대기발령 기간 3개월 동안 계속하여 저조한 업무수행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3개월이 경과하도록 보직을 부여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는 ‘무보직으로 3개월 경과 시 해고한다’는 자동해고조항이 있었는바, 피고 회사는 위 규정에 근거하여 원고를 해고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해고무효확인과 대기발령 기간 동안 삭감된 임금 및 해고시로부터 복직시까지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1심 및 원심의 판단
1심은, 원고에 대한 피고의 대기발령 조치는 적법하므로, 위 자동해고조항에 따른 해고 역시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항소하였으나, 원심(항소심)은 1심과 동일한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대기발령에 대한 종전의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대법원은 ‘기업이 계속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바, 사용자에게는 이에 관한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나, 근로자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는 종전의 법리에 비춰볼 때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취한 대기발령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는 원심과 달리 판단하였습니다.
즉,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한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는 종전의 법리를 재확인한 후, ‘위와 같은 법리는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에서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부진에 따른 대기발령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도록 보직을 다시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해고한다는 규정을 두고 사용자가 이러한 규정에 따라 해고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하여 위 종전 법리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춰볼 때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부진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는지, 그 부진의 정도가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는지, 나아가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운지, 피고가 원고에게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는지 등을 심리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하나, 이와 같이 하지 않은 채 단지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정당하고 대기발령 기간 동안 원고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유(취업규칙이 정한 해고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하여, 원심을 파기하였습니다.
4. 시사점
위 피고 회사와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 회사들이 다수 있는바, 실무에서는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를 진행함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고, 단순히 대기발령 기간 동안 업무능력이 향상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하는 경우에는 부당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을 것인바, 인사관리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저성과자를 해고함에 있어서는 위 대법원 판결이 제시하고 있는 (1) 원고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부진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는지, (2) 그 부진의 정도가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는지, (3) 나아가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운지, (4) 피고가 원고에게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는지 등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