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칼럼] 최근 지구대, 파출소 물의야기 사건 관련 소회

 

박상융 변호사

 

신고가 들어왔다. 도로에 주취자로 보이는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다. 경찰이 출동, 지구대로 데려왔다. 집주소를 물으니 횡설수설한다. 어쩔 수 없이 순찰차로 집 부근까지 데려다주고 왔다. 그런데 주취자가 사망했다.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으니 경찰로서의 역할은 다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비난이 일자 도로변에 주취자가 누워 있는 것이 경찰의 역할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응급환자로 간주해 소방 119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 아닐까. 소방 응급구조차의 구난응급장비,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력과 장비도 경찰 순찰차보다 낫다.

 

그런데도, 소방 119는 경찰에 떠민다. 구난호송 과정에서 주취자가 난동을 부리고 그 과정에서 응급구조 소방대원이 폭행을 당하기 때문이란다. 경찰은 그러지 못할까.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 가족과 연락도 안 되고 응급실 직원, 의사도 폭행한다.

 

그러다 보니, 신고내용이 주취자 난동, 주취자 도로변에 쓰러져 있다는 내용이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민한다.

 

필자 생각에는 소방, 경찰이 합동으로 출동하면 어떨까.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수용하는 시설을 지자체 차원에서 만들면 어떨까.

 

할머니가 파출소를 찾아왔다. 추우니 파출소에 잠시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파출소 직원이 안 된다고 하면서 돌려보냈다. 할머니가 자신을 쫓아낸 파출소 직원을 고소했다고 한다.

 

파출소 직원이 할머니를 악성 민원인으로 간주하고 돌려보낸 것 같다. 파출소 직원은 참아야 한다. 악성 민원인이라도 인내하여야 한다. 파출소에 와서 밥 달라고 하고, 차비 달라고 하고 집까지 순찰차로 태워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참고 인내하여야 한다. 쫓아내보내면 안 된다.

 

그래서, 필자는 파출소, 지구대, 주민자치센터, 소방서를 통합했으면 한다. 자율방범대도 마찬가지다. 합동으로 운영하면 그만큼 효율성도 높다. 그리고, 경찰서, 지방청의 인력을 지구대, 파출소로 배치하여야 한다. 기동대도 마찬가지다. 경찰서, 지방청, 기동대의 업무량을 조절하고 현장근무 지원배치로 전환하여야 한다.

 

우울증 환자가 자살을 시도했다. 경찰이 출동해 겨우 자살시도를 막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방문을 잠그고 몸을 던져 자살하였다. 경찰관이 현장에 있었는데도 왜 자살시도를 막지 못했느냐는 비난이 있다.

 

현장경찰은 정말 어렵다. 주취 난동, 정신질환자 난동, 층간소음, 가정폭력 신고와 관련하여 과연 현장에서 수갑을 채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체포해야 되는지, 체포하지 않고 임의동행해야 되는지 늘 고민이 많다.

 

잘못하면 곧바로 책임이 돌아온다. 신고자가 경찰관이 어떻게 조치하는지 현장에서 지켜본다.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녹음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서장 재직시 112신고 출동사건 처리결과를 잘 살펴보았다. 현지종산, 화해종산, 사건종결이라는 조치결과를 다시 한번 제대로 확인하도록 했다. 그리고, 신고처리 후 결과를 상세히 기록해 놓으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졸속처리, 허위처리로 책임이 따라온다. 그래서, 요즘 젊고 유능하다는 직원들이 파출소, 지구대 근무를 기피하는 것 같다.